미국 법무부가 2026년 5월 20일 쿠바의 전 국가원수 라울 카스트로를 포함한 전·현직 쿠바 군 관계자 6명을 기소했다. 혐의는 1996년 2월 발생한 ‘브라더스 투 더 레스큐’ 항공기 격추 사건과 관련된 살인, 미국인 살해 공모, 항공기 파괴 등이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당시 쿠바 공군은 미국 플로리다 기반 반카스트로 단체 ‘브라더스 투 더 레스큐’ 소속 민간 경비행기 2대를 격추했고, 이 과정에서 탑승자 4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사건이 국제공역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소장에는 당시 쿠바 국방장관이던 라울 카스트로가 작전을 승인하거나 지휘한 혐의가 포함됐다. 미국 연방 검찰은 이번 사건을 “미국 시민에 대한 계획적 공격”으로 규정했다.
반면 쿠바 정부는 이번 기소를 강하게 반발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미국의 조치를 “정치적 동기에 따른 공격”이라고 비판했으며, 쿠바 측은 당시 항공기들이 반복적으로 쿠바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을 벌였다. 쿠바 정부는 이 단체가 수차례 영공을 침범했다고 미국 측에 항의해왔으며, 미국 연방항공청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도 관련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국제법적으로는 해석이 엇갈린다. 미국은 사건이 국제공역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근거로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쿠바는 자국 안보와 영공 주권 수호 차원의 대응이었다는 입장이다. 당시 사건 이후 미주기구(OAS)는 민간 항공기 격추를 규탄했지만, 쿠바는 미국 기반 반정부 세력의 지속적 도발이 배경이었다고 반박해왔다.
이번 기소는 최근 미국의 대쿠바 압박 강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들어 쿠바에 대한 제재와 에너지 압박을 확대해왔으며, 이번 기소 역시 대쿠바 강경 노선의 연장선상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은 최근 항공모함 니미츠 전단을 카리브해 인근에 전개했고, 플로리다 지역 공화당 정치인들은 라울 카스트로 신병 확보 필요성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94세인 라울 카스트로가 미국 법정에 설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쿠바와 미국 간 범죄인 인도 조약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데다, 쿠바 정부 역시 인도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