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무인기 분야 절대적 우세 확보”…국방 AI 최우선 과제로 제시
자폭드론·스텔스형 무인기 등 30여종 등장…한국군 GP·한미 지상전력 모의표적 타격
무인기·순항미사일·초대형 방사포 결합…현대전 대비 전력구조 전환 속도
북한이 무인기와 인공지능(AI)을 미래전의 핵심 전력으로 내세우며 자폭공격무인기와 다목적 무인기, 전략·전술급 무인기 등을 대거 공개했다. 특히 ‘저격수’로 명명한 600㎜ 초대형 방사포의 대규모 동시사격을 처음 공개하며 무인전력과 장거리 정밀타격 체계를 결합하려는 움직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가 열렸다고 30일 보도했다.
전시장에는 전략 및 작전·전술급 다목적 무인기와 각종 자폭공격무인기를 비롯해 북한이 최근 개발한 무인항공 전투체계가 전시됐다. 공개된 영상과 사진을 분석한 군사 전문가들은 스텔스 형상을 적용한 무인기와 1인칭시점(FPV) 방식의 자폭드론 등 30여종 이상의 무인기가 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시회 연설에서 현대전의 양상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무인기 분야에서 ‘절대적 우세’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무인무장체계를 고도화된 AI에 기반한 체계로 발전시키는 문제를 강조했다. 무인항공기술과 국방 인공지능 분야를 북한의 군사과학계가 집중해야 할 핵심 분야로 제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힘이 곧 평화이며 평화는 힘으로만 담보된다”는 취지의 주장도 내놨다. 핵전력뿐 아니라 재래식 전력에서도 무인기와 AI를 활용한 새로운 전투체계를 적극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시회에 이어 진행된 화력 시위에서는 전술 자폭공격무인기와 다목적 무인기, 공대지 미사일, 전술순항미사일, 600㎜ 초대형 방사포 등이 동원됐다.
북한은 자폭공격무인기와 다목적 무인기에서 발사된 무기, 순항미사일 등이 섬 형태의 표적을 ‘100%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이 발표한 명중률이나 성능은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검증된 수치는 아니다.
특히 북한이 ‘저격수’라고 부르는 초정밀 600㎜ 대구경 방사포의 전투사격이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공개된 사진에는 10문이 넘는 발사대가 동시에 사격하는 모습도 담겼다.
한국 군 당국은 같은 날 북한이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발을 발사했으며 약 250㎞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군 안팎에서는 이 발사체가 북한의 600㎜ 초대형 방사포 KN-25 계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은 600㎜ 방사포에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이번 공개는 단순한 화력 시범을 넘어 핵·재래식 장거리 타격체계와 무인전력을 함께 운용하는 방향으로 전력 구조를 확장하려는 의도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공개한 일부 자폭드론은 한국군 최전방 감시초소(GP)와 K9 자주포, 대포병레이더, 미군 M1 에이브럼스 전차 등을 연상시키는 모의표적을 공격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유사시 한미 지상전력과 전방시설을 무인기로 타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부분은 북한이 무인기를 보조 전력이 아닌 독립적인 핵심 전력으로 격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지역 분쟁에서는 값싼 FPV 자폭드론과 체공형 공격무인기가 전차와 방공시설, 포병진지 등 고가의 군사자산을 공격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북한 역시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및 실제 전장 경험을 통해 무인기·전자전·포병을 결합한 현대전 운용 방식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의 무인기 개발이 단순한 정찰용에서 자폭공격, 공대지 무장 운용, 장거리 정찰, AI 기반 자동화 전투체계로 확장될 경우 한반도의 기존 방공체계에도 새로운 대응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번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는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중심의 전략무기 개발과 동시에 무인기·AI·정밀유도무기를 새로운 군 현대화 축으로 본격 육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사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