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주민들의 해수욕과 휴양, 음식문화 등 일상생활 모습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면서 대외 선전 방식에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과거 군사력이나 대규모 건설사업,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등을 강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평범한 생활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통해 ‘정상적이고 안정된 국가’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움직임이다.
최근 북한 관련 대외 SNS에는 강원도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 주민들이 바다에서 수영하거나 해산물을 먹고 휴식을 즐기는 모습 등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 역시 여름철을 맞아 해수욕장과 물놀이장 등에서 피서를 즐기는 주민들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는 이러한 주민 생활 선전의 대표적인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북한은 2025년 이 관광지구를 개장한 이후 호텔과 해변, 물놀이시설 등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공개하며 이를 주민 생활 향상의 성과로 선전해왔다. 북한 전문매체와 연구기관에서도 갈마지구가 외국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 국가 발전과 생활 개선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외 선전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북한은 이미 유튜브와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등을 통해 젊은 여성이나 학생이 등장해 평양의 식당과 상점, 학교, 주택 등을 소개하는 방식의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기존의 정치 구호 중심 선전보다 개인의 일상과 소비생활을 전면에 내세워 해외 젊은 층이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전략이 휴양과 관광, 음식, 가족 단위 여가생활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주민들이 웃으며 수영하거나 놀이시설을 이용하고 식사를 즐기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노출함으로써 경제난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도 북한 사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인상을 전달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체제 선전의 중심이 ‘지도자와 국가의 성과’에서 ‘주민들이 누리는 생활’로 일부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경제적 성과를 통계나 수치로 보여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 건설된 거리와 주택, 관광시설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체제 성과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이 공개하는 영상과 사진만으로 일반 주민의 실제 생활 수준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공개되는 장소와 인물, 촬영 장면 자체가 당국의 통제와 선별을 거친 대외 선전물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북한의 주민 일상 공개 확대는 단순한 생활 소개라기보다는 ‘주민들이 평온한 일상을 누리는 안정된 국가’라는 이미지를 대내외에 확산하려는 새로운 형태의 체제 선전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군사력과 지도자 중심의 전통적인 선전은 유지하면서도 관광·소비·휴식 등 생활 밀착형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북한의 대외 이미지 전략이 다변화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