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이 당사자성을 바탕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13일 서울 강북구 더숲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2026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국제 토론회’ 인사말에서 “한반도의 평화공존은 한국 혼자 힘으로 이룰 수 없다”며 “동북아의 지정학적 특성상 미국·중국·일본·러시아의 협조와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2005년 9월 19일 채택된 제4차 6자회담 공동성명을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의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당시 공동성명에는 직접 관련 당사국들이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갖고, 6자가 동북아시아 안보협력 증진 방안을 모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 장관은 “당시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으로서 한국 측 수석대표에게 반드시 공동성명에 넣어야 할 네 글자가 ‘평화체제’라고 강조했다”며 “합의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평화체제라는 목표를 문서에 담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현재는 21년 전과 상황과 구조, 인물이 모두 달라졌지만 한반도 평화공존과 평화체제,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는 주변국의 이해관계와 일치한다”며 “동북아 불안정의 근본 원인은 한반도의 불완전한 정전체제”라고 진단했다.
정 장관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모두의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전쟁에 참여한 국가는 남북과 미국, 중국이지만 핵심 당사자는 남과 북”이라며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남북이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에 주도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종전선언이 성사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유럽이 두 차례 세계대전 이후 유럽석탄철강공동체에서 유럽경제공동체와 유럽공동체를 거쳐 유럽연합으로 발전한 사례를 언급하며 동북아에서도 최소한 평화공존 체제는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광역두만강개발계획과 관련한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3년 전 중국 훈춘과 방천 전망대를 방문해 두만강 철교를 건너는 열차를 촬영했고, 당시 일본 NHK가 해당 사진을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두만강 접경지역이 동북아 평화와 경제협력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동북아평화체제국제연대 준비위원회 주최로 12일부터 13일까지 열렸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와 한국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진영 대립을 넘어선 다자안보 협력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정 장관은 “광복 81주년을 맞았지만 아직 완전한 해방과 독립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한반도 평화체제라는 문을 지나 동북아 평화체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