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렬 전 오사카총영사는 북한의 최근 헌법 개정과 관련해 “남북이 서로 다른 국가 체제로 살아가자는 선언적 분리 성격이 강하다”며 “한국이 이를 성급히 수용할 경우 한반도 질서에 구조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총영사는 sns글에서 북한의 신헌법 개정이 단순한 형식 변화가 아니라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영토 조항 신설을 통해 국가 관할권을 명문화하고 사실상 휴전선을 국경선 개념으로 설정했다”며 “이는 남북관계를 민족 내부 문제가 아닌 국제법적 국가 관계로 전환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은 남한을 별개의 국가로 규정하면서 ‘우리는 우리 체제 안에서 살 테니 서로 간섭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기존의 민족공동체 개념과 ‘우리민족끼리’ 노선을 사실상 폐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총영사는 특히 북한이 헌법에서 통일 관련 조항을 삭제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7·4 공동성명 이후 유지돼 온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 원칙이 헌법에서 사라졌다”며 “이는 감성적 민족주의에서 완전히 벗어나 철저히 체제 중심 국가전략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국무위원장의 핵무력 지휘권을 헌법에 명시하고 최고인민회의의 소환권까지 삭제한 것은 김정은 중심의 권력 집중을 더욱 강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조 전 총영사는 북한의 ‘두 국가론’을 한국이 공식적으로 수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그는 “남북관계를 완전한 국가 대 국가 관계로 인정하면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 접경지역 갈등이 국제법상 영토 분쟁 성격으로 바뀔 수 있다”며 “북한이 무력 대응 명분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 급변사태 발생 시 한국의 개입 역시 ‘타국 주권 침해’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며 “북한 문제에 대한 우리의 주도권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탈북민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조 전 총영사는 “현재 한국 헌법 체계는 북한 주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본다”며 “그러나 두 국가론을 수용하면 탈북민은 외국 국적 난민 지위로 해석될 가능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부 역시 단순 행정부처가 아니라 헌법 제4조의 평화통일 원칙을 집행하는 핵심 기구”라며 “남북관계를 일반 외교관계로만 전환하는 것은 한국의 특수한 당사자 지위를 스스로 약화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조 전 총영사는 북한의 개헌을 무조건적 대결 구도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합의의 합의(Agree to Disagree)’ 전략이 필요하다”며 “북한은 두 국가 관계를 주장하고 한국은 특수관계 원칙을 유지하되, 서로의 입장 차이를 인정하면서 평화공존의 실질적 규칙을 축적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체제 변화 없는 두 국가론 수용은 위험하지만, 동시에 평화공존의 제도화를 위한 장기 전략도 필요하다”며 “긴장 관리와 대화 채널 유지, 인도적 보호 원칙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