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기존 남북합의의 이행을 다시 꺼내 들었다.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기존의 남북 합의 중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이행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과 북핵 문제의 교착 국면 속에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 간 합의는 7·4 공동성명(1972), 남북기본합의서(1991), 6·15 공동선언(2000), 10·4 선언(2007), 판문점 선언(2018) 등 여러 차례 있었지만 대부분이 정치적 상황과 북측 태도 변화로 인해 지켜지지 못했다.
특히 2018년 판문점·평양 선언에서 합의된 군사적 긴장 완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경제협력 사업 재개 등은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이후 사실상 멈춰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러한 합의 가운데 상대적으로 이행 가능한 인도적·비정치적 사안부터 추진해 신뢰를 복원하겠다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의 반응이 관건이다. 최근 북한은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군사 활동으로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있으며, 대남 메시지 또한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의 ‘단계적 이행’ 구상이 실제로 남북 대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정부 안팎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만들기 위해선 국제사회와의 협력, 특히 미국과의 조율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광복 80주년과 한일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의 명분을 쌓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