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북한 인권을 집중 논의하는 고위급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탈북자들은 북한 정권의 잔혹한 인권침해 실상을 생생히 증언했으며,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다룰 것을 촉구했다.
현지시각 20일,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에 따른 것으로, 시민사회와 전문가, 탈북자들의 증언을 공식적으로 청취하는 첫 고위급 전체회의였다.
회의에는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탈북자 인권운동가 김은주·강규리 씨 등이 연사로 나서 북한의 구조적인 인권침해와 국제사회에 미치는 안보 위협을 고발했다.
탈북자 김은주 씨는 “11살 때 굶주림 속에서 아버지를 잃고 탈북했지만,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해 끔찍한 시간을 보냈다”며 “지금도 북한 젊은이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돼 노예처럼 이용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탈북자 강규리 씨는 “북한에는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기본권조차 누리지 못하는 수백만의 주민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 유포 혐의로 10대 청소년이 공개 처형된 사례도 증언했다.
한보이스의 션 정 대표는 “북한 인권침해는 무기개발의 토대이자 국제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이라며, 유엔총회 차원의 독립적인 전문가 기구 설립을 촉구했다.
이에 반발한 북한 측 김성 주유엔대사는 “회의는 정치적 조작이며, 탈북자는 ‘인간쓰레기’”라고 표현하는 등 거친 언사로 맞섰다. 그러나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탈북자들의 증언은 북한의 실체를 드러내는 반박 불가능한 증거”라며 “북한 인권과 핵문제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회의에는 116개국과 300여개 인권단체가 참여했으며,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운 계기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