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이 최근 입수한 2018년 북한의 '비법월경자집결소규정'을 분석한 결과, 북한 당국의 비법월경자 구금 및 관리 체계와 수감 절차가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해당 규정은 기존 탈북민 증언과 실태조사에서 제기된 강제노동과 인권침해 의혹을 상당 부분 뒷받침하는 동시에, 형식적으로는 인권보호 조항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수행한 이규창 연구위원은 집결소규정이 비법월경자에게 필요한 노동을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노동 시간에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아 과도한 강제노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규정에는 수감자에 대한 인권유린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비법월경자의 취급과 관리 과정에서 인권을 모욕하거나 유린하는 행위를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김정은 집권 이후 일부 구금시설에서 고문과 비인도적 처우가 감소했다는 통일연구원의 기존 조사 결과와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집결소 운영 절차도 구체적으로 규정됐다. 비법월경자뿐 아니라 비법월경을 시도한 사람과 국경경비부대, 인민보안기관, 안전보위기관, 노농적위대 등에서 이관된 대상자도 집결소 수감 대상에 포함된다.

수감 시에는 철저한 검신을 실시하고 증거물과 개인 소지품을 압수해 등록·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강제북송된 탈북 여성들이 증언해 온 알몸 수색 등 인권침해 사례 역시 이러한 규정에 근거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감자는 정해진 일과표에 따라 생활하며 하루 세 차례 점검을 받고, 매일 2시간 이상 사상교양을 받아야 한다. 또한 집결소는 수감자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보안 대책을 마련하며 시설 경비를 강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형사처벌 대상 범죄가 확인되면 사건을 도인민보안국 감찰지도처로 이관하고, 이후 북한 형법과 형사소송법에 따른 형사재판 절차를 진행하도록 규정한 점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향후 집결소규정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준수되고 있는지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정자세 강요와 같은 가혹행위 지속 여부, 반장에 의한 인권침해 발생 여부, 여성 수감자 검신을 여성 직원이 담당하는지 여부, 집결소 내 사망 발생 시 가족에게 통보가 이뤄지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교화소, 노동단련대, 노동교양대, 구류장 등 일반 구금시설과 관리소, 정치범교화소 등 정치범 수용시설 운영 규정도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련 자료 확보를 통해 북한의 구금체계와 주민 인권 실태를 보다 체계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